마운자로·위고비 불법 반입 폭증… '짝퉁' 비만치료제 유통에 국민 건강 비상
마운자로·위고비 불법 반입 폭증… '짝퉁' 비만치료제 유통에 국민 건강 비상
살 좀 빼보려고 인터넷으로 비만치료제를 검색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도 솔직히 그랬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 8월까지만 해도 마운자로·위고비 불법 반입 적발 건수가 5천 건을 넘어섰고, 그중 일부는 감정 결과 위조품으로 판명됐습니다. 처음 이 뉴스를 접했을 때 등골이 서늘했던 건, 저 역시 한때 그 검색창 앞에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직구로 살 빼는 게 정말 더 쉬운 길일까
주변에서 마운자로 주사 한 달 만에 몇 킬로가 빠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저는 솔직히 흔들렸습니다. 병원에 가서 정식으로 처방받으려면 비만 관련 진료를 받아야 하고, 약값도 만만치 않은 데다 공급이 딸려 원하는 시기에 바로 맞기도 어렵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렸거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해외 직구로 좀 더 싸게 살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검색해보면 인도나 일본발 제품을 개인 통관으로 받았다는 후기도 꽤 있었고, 가격도 국내 정식 처방가의 절반 이하였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직접 더 찾아보니 이건 단순한 절약이 아니었습니다. 식약처가 정한 수입요건(GMP 인증, 국내 허가 심사 등 의약품 품질 기준 충족 여부)을 갖추지 않은 채 해외에서 의약품을 들여오는 행위 자체가 불법입니다. 수입요건이란 해당 의약품이 국내에서 유통되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품질·안전성 심사 절차를 뜻합니다. 이 절차를 건너뛴 제품은 성분이 제대로 들어 있는지, 보관 상태가 적절했는지 아무도 보장할 수 없는 셈이죠.
2024년 단 4건에 불과하던 적발 건수가 2025년에는 1천 건을 돌파했고, 2026년 들어선 8월까지만 5천 건을 넘겼습니다. 불과 2년 만에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치입니다. 수요가 폭증한 만큼, 그 수요를 먹잇감으로 삼는 불법 유통망도 그만큼 빠르게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불법반입 경로별로 뭐가 다를까
적발 경로를 보면 국제우편이 가장 많고, 그다음이 여행자 휴대품, 특송화물 순이었습니다. 국제우편으로는 인도발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여행자 휴대품은 일본에서 들어오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제가 예전에 검색하다 봤던 후기들이 딱 이 경로들이었다는 게 묘하게 맞아떨어졌습니다.
문제는 이 경로들이 애초에 냉장 유통망을 갖추기 어려운 방식이라는 겁니다. 콜드체인(Cold Chain)이란 온도에 민감한 의약품이나 식품을 제조부터 소비자 손에 닿는 순간까지 일정 온도로 유지하며 운반하는 물류 체계를 말합니다. 마운자로·위고비 같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냉장 보관이 반드시 필요한 약물인데, 국제우편이나 여행 가방 속에서는 이 콜드체인이 제대로 유지될 리 없습니다.
실제로 적발된 제품 중 일부는 유효성분 함량이 기준치에 못 미쳤고, 일부에서는 미확인 불순물도 검출됐습니다. 불순물이란 제품 제조 과정이나 보관·운송 중에 섞여드는 의도치 않은 화학 물질로, 알레르기 반응이나 장기 독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살을 빼보겠다고 몸에 놓은 주사가 정작 어떤 성분인지조차 모르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거죠.
반입 경로별로 위험 요소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국제우편(인도발): 장거리 운송 중 상온 노출 가능성 높음, 위조품 비율 가장 높음
- 여행자 휴대품(일본발): 개인 수하물 특성상 검사 밀도 낮고, 구매처 확인 불가
- 특송화물: 물량이 많아 전수 검사 어려움, 불법 유통업자가 선호하는 경로
위조품이 판을 친다는 게 진짜 의미하는 것
세관에 적발된 인도발 마운자로 제품 일부가 감정 결과 위조품(Counterfeit Drug)으로 판명됐다는 보도를 읽었을 때, 저는 잠깐 멍했습니다. 위조품이란 정품처럼 포장·표시됐지만 실제 유효성분이 다르거나 아예 없는 가짜 의약품을 말합니다. 겉모양만 마운자로고 안에는 전혀 다른 물질이 들어 있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유통되는 위조의약품의 비율이 저·중소득 국가를 중심으로 최대 10~3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비만치료제처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가격이 비싼 약일수록 위조품이 따라붙는 속도도 빠릅니다. (출처: WHO - Substandard and falsified medical products)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eceptor Agonist)라는 약리 기전을 갖는 마운자로·위고비는 혈당 조절과 식욕 억제를 동시에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GLP-1 수용체 작용제란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GLP-1의 작용을 모방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을 낮추는 계열의 약물을 뜻합니다. 이 기전이 정밀하게 작동하려면 정확한 용량과 보관 상태가 전제돼야 합니다. 그런데 위조품이라면 그 기전 자체가 작동하지 않거나,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반응할 수 있습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비만치료제 불법 유통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고를 내고 있습니다.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 안전정보) 제가 경험상 느낀 건, 위험을 인식하는 시점이 너무 늦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이미 주사를 놓고 나서야 '혹시 이게 가짜였나' 하고 의심하는 상황이 오면, 손쓸 방법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안전성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결국 정식 절차
이 뉴스를 접하고 나서 저는 좀 단호해졌습니다. 비만치료제를 써보고 싶다면, 반드시 국내 의료기관에서 처방을 받아야 한다는 것. 번거롭고 비용이 더 들더라도, 그게 유일하게 성분과 보관 상태가 보장된 경로입니다. 정식 처방을 통해 받는 제품은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받은 공장에서 만들어졌고, 콜드체인이 유지된 상태로 약국이나 병원에 공급됩니다. GMP란 의약품 제조 전 과정에서 품질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한 국제 표준 제조 기준을 말합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처방이 쉽지 않다는 불만도 이해합니다. 수급이 부족하고, 병원마다 처방 기준도 달라서 원하는 시기에 딱 맞춰 시작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자주 들립니다. 그런데 그 불편함을 해결하겠다고 출처 모를 제품을 몸에 직접 주사하는 건, 해결책이 아니라 또 다른 위험으로 걸어 들어가는 일입니다.
관세청은 비만치료제에 대한 반입 경로별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솔직히 수요가 이 정도로 크면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소비자 스스로가 "이 제품이 어디서 온 것인지, 냉장 유통이 지켜졌는지, 성분 검증이 됐는지" 먼저 따져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그 질문을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던지는 것 자체가 가장 강력한 안전장치였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운자로나 위고비를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면 무조건 불법인가요?
A. 네, 식약처의 수입요건을 갖추지 않은 채 해외에서 들여오는 것은 약사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개인 사용 목적이라도 예외가 없으며, 세관 적발 시 해당 제품은 전량 폐기되고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직구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더라도 법적 지위는 동일합니다.
Q. 위조품인지 정품인지 육안으로 구별할 수 있나요?
A.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위조품은 포장 디자인, 바코드, 심지어 일련번호까지 정교하게 복사한 경우가 많아 전문 감정 없이는 구별이 어렵습니다. 제가 직접 조사해보면서 알게 된 건, 의심스러운 제품을 전문기관에 의뢰해도 확인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었습니다. 결국 출처가 불분명한 제품은 아예 구매하지 않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Q. 콜드체인이 끊긴 비만치료제를 맞으면 어떤 위험이 생기나요?
A. 마운자로·위고비 같은 주사제는 단백질 기반 약물이라 적정 냉장 온도(2~8°C)를 벗어나면 유효성분이 변성될 수 있습니다. 변성된 단백질을 주사하면 효과가 없는 것은 물론, 면역 반응을 유발하거나 주사 부위에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살을 빼겠다는 목적과 전혀 무관한 위험을 떠안는 셈입니다.
Q. 정식 처방 없이 비만치료제를 쓸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은 없나요?
A. 현재 국내에서 마운자로·위고비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어 반드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합니다. 비용 부담이 크다면 건강보험 급여 적용 여부를 담당 의사에게 확인해보거나, 처방 비용이 다른 여러 병원을 비교하는 방법이 현실적입니다. 불법 경로로 얻는 비용 절감보다 합법적 절차를 통한 안전이 훨씬 값집니다.
살을 빼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절실할 수 있습니다. 저도 그 마음을 모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번 일을 계기로 분명히 느낀 건, 의약품 앞에서만큼은 '빠르고 저렴한 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정식 처방을 받고, 검증된 경로로 받은 약을 의사 지시에 따라 사용하는 것. 번거롭게 느껴지는 그 절차가 사실은 내 몸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보호막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비만치료제 사용을 고려 중이라면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666012&re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