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음료 설탕세 법안(대체당 부담금, 제로음료 가격 인상 우려)

제조음료 설탕세 법안(대체당 부담금, 제로음료 가격 인상 우려)

마트 음료 코너에서 습관처럼 제로 음료를 집어 들던 분, 저만 그런 게 아니겠죠? 그런데 이번에 국회에 발의된 '설탕세' 법안을 보고 잠깐 멈칫했습니다. 설탕뿐 아니라 알룰로스, 에리스리톨 같은 대체당이 들어간 음료에도 부담금을 매기겠다는 내용이 포함됐거든요. 건강을 챙기겠다고 고른 제로 음료가 규제 대상이 된다니,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설탕세란 무엇이고, 이번 법안은 뭐가 다른가

설탕세(Sugar Tax)란 당류가 함유된 음료나 식품에 세금 또는 부담금을 부과해 소비를 억제하려는 공중보건 정책입니다. 영국은 2018년부터, 멕시코는 2014년부터 이미 시행 중이고, 세계보건기구(WHO)도 비만·당뇨 예방 수단으로 적극 권고하고 있죠.

이번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할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안은 기존 발의안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습니다. 국민건강증진부담금(國民健康增進賦課金)이란 국민 건강을 해치는 상품에 부과하는 특별 부담금인데, 지금까지는 담배에만 적용됐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이 부담금의 부과 대상을 음료까지 확대하면서, 일반 당류 음료뿐 아니라 대체당 음료에도 적용하겠다는 게 핵심입니다.

구체적인 부과 기준을 보면, 첨가당 함량이 100mL당 5g 이상 8g 미만이면 리터당 250원, 8g 이상이면 리터당 500원이 부과됩니다. 대체당 음료는 유해성과 대체 효과를 고려해 리터당 최대 50원의 부담금을 매길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기존 발의안들이 일반 당류에만 집중했던 것과 달리, 급성장한 대체당 시장까지 사정권에 넣은 거죠.

대체당 음료를 물처럼 마시던 저는 어떻게 됩니까

제가 직접 써봤는데,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나서 제로 콜라와 알룰로스(Allulose) 음료가 사실상 제 물 대용이었습니다. 알룰로스란 소화 흡수가 거의 되지 않아 혈당에 영향을 주지 않는 희귀당의 일종으로, 설탕과 맛이 비슷하면서도 칼로리가 극히 낮아 최근 음료업계에서 폭발적으로 사용량이 늘었습니다. 에리스리톨(Erythritol)도 마찬가지인데, 에리스리톨이란 발효 과정으로 만든 당알코올로 체내 흡수가 거의 없어 혈당 지수(GI)가 0에 수렴하는 감미료입니다.

그런데 이런 대체당이 정말 무해한가에 대해서는 과학계에서도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2023년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팀이 에리스리톨과 심혈관 질환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제기한 바 있고, 장내 미생물(Gut Microbiome)에 미치는 영향도 아직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장내 미생물이란 소화관에 서식하는 수십조 개의 미생물 집합으로, 면역과 대사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체당이 무조건 안전하다고 맹신할 수는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저로서는 억울한 감정이 먼저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일반 음료 대신 제로 음료를 고르는 그 선택 자체가 건강을 위한 나름의 노력이었는데, 그 노력에도 부담금이 붙는다는 게 소비자 입장에선 황당하게 느껴집니다. 대체당에 부과되는 리터당 최대 50원이 큰 금액은 아니지만, 규제의 방향성이 어떻게 설정되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죠.

연간 1조 원, 그 돈은 어디로 가는가

서울대 추계에 따르면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연간 징수 규모는 약 9,582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거의 1조 원에 육박하는 금액입니다. 그렇다면 이 돈은 어디에 쓰일까요? 법안에 따르면 징수된 부담금 전액은 소아·청소년 비만 예방 연구와 업계의 저당 제품 연구개발(R&D) 및 공정 전환 지원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이 부분은 솔직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단순 세수 확보가 아니라 아동 건강에 재투자하고 음료업계의 저당화(低糖化)를 유도한다는 방향성은 일단 납득이 됩니다. 저당화란 제품의 당 함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조 공정이나 원료 구성을 개선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영국의 경우 설탕세 시행 이후 음료업체들이 자발적으로 당 함량을 낮추는 방향으로 레시피를 바꿨고, 실제로 국민의 당 섭취량이 유의미하게 줄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번 법안의 징수 및 재투자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음료 제조·수입업자에게 당류 함량 기준으로 부담금 차등 부과 (리터당 250원 또는 500원, 대체당은 최대 50원)
  2. 징수된 전액을 소아·청소년 비만 예방 연구 재원으로 활용
  3. 음료업계의 저당 제품 R&D 및 생산 공정 전환 비용 지원
  4. 장기적으로 업계 전반의 저당화 체질 개선 유도

WHO의 설탕세 관련 권고안(출처: WHO)에 따르면 당류 음료에 대한 부담금 부과는 소비 억제와 대체 제품 개발 촉진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실효성은 부담금 수준과 재원 활용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취지는 공감하지만, 이 걱정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단맛에 길들여지는 현실, 저도 주변에서 자주 목격합니다. 돌잔치 뷔페에서 아이들이 콜라를 컵에 따라 마시는 걸 보거나, 초등학생이 편의점에서 고당도 에너지음료를 사는 장면은 이미 낯설지 않죠. 소아·청소년의 과당 섭취(過糖攝取), 즉 필요 이상으로 당을 과다 섭취하는 행위가 비만과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이미 의학적으로 확립된 사실입니다. 대사증후군이란 고혈압, 고혈당, 복부비만, 이상지질혈증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상태로, 심혈관 질환과 당뇨로 이어지는 주요 위험 요인입니다.

그런데 걱정이 하나 있습니다. 부담금은 결국 제조사가 아닌 소비자가 떠안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담뱃세가 오를 때마다 애연가들이 체감한 건 세금의 명분이 아니라 편의점 계산대에서의 가격 충격이었죠. 물가 안정이 시급한 지금, 리터당 500원의 부담금은 250mL 캔 음료 기준으로 약 125원에 해당합니다. 이게 제조원가에 얹히면 소비자 가격은 그 이상으로 뛸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출처: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 소아·청소년의 당류 섭취량은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건강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 자체는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해법이 부담금 징수가 전부여선 안 됩니다. 학교 급식에서의 당 함량 관리, 어린이 대상 고당도 음료 광고 규제처럼 직접적으로 미래 세대에 닿는 정책과 병행돼야 비로소 실효성이 생깁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설탕세 법안이 통과되면 제로 음료 가격이 실제로 오르나요?

A. 법안이 시행되면 대체당 음료에 리터당 최대 50원의 부담금이 부과됩니다. 이 비용을 제조·수입업자가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제로 음료 가격이 소폭 오를 수 있습니다. 다만 인상 폭은 제조사 정책과 시장 경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알룰로스나 에리스리톨 같은 대체당은 정말 안전한가요?

A. 현재로서는 일반 설탕보다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받습니다. 그러나 에리스리톨과 심혈관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제기한 연구가 2023년 발표되는 등 장기적인 안전성에 대한 연구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무해하다고 단정하기보다는 과다 섭취를 피하는 편이 현명합니다.

Q. 징수된 부담금이 실제로 아동 건강에 쓰인다는 걸 어떻게 믿을 수 있나요?

A. 법안에는 징수 금액 전액을 소아·청소년 비만 예방 연구와 업계 저당화 R&D 지원에 투입하도록 명시돼 있습니다. 다만 사용처가 실제로 지켜지려면 투명한 회계 공개와 독립적인 감시 체계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취지가 좋더라도 집행 과정에 대한 국민 감시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Q. 설탕세를 이미 시행 중인 나라에서는 효과가 있었나요?

A. 영국은 2018년 설탕세 도입 이후 음료업체들이 자발적으로 당 함량을 낮췄고, 청소년의 비만율 상승세가 일부 둔화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멕시코에서도 도입 이후 가당 음료 소비가 줄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단, 효과의 크기는 부담금 수준과 병행 정책의 질에 따라 차이가 있었습니다.

법안의 취지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고 봅니다. 미래 세대의 건강을 위한 선제적 공중보건 정책이라는 방향성은 분명 의미 있습니다. 다만 대체당 규제의 과학적 근거를 더 촘촘히 쌓고, 저소득층 소비자에 대한 가격 부담 완화 방안도 함께 논의돼야 법안이 진짜 '선순환 구조'로 기능할 수 있을 겁니다. 다음에 마트에서 제로 음료를 집어 드는 분이 계신다면, 라벨에 적힌 감미료 성분을 한 번 더 확인해 보는 게 어떨까요. 규제 이전에 스스로 알고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소비 방식이니까요.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법률·세무 조언이 아닙니다.

--- 참고: https://www.instagram.com/p/Dc9n-YbE1ie/?stkn=MWd1YTQzODBmN2Nycw%3D%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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