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40번 출장”…광주·무안·순천 오가는 공무원들, 출장비만 8200만원

“하루 평균 40번 출장”…광주·무안·순천 오가는 공무원들, 출장비만 8200만원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전남광주시 출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이 정도 규모면 사전 준비가 철저하겠지"라고 막연히 믿었습니다. 그런데 통합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청사 간 출장만 1608건, 출장비 8200만 원이라는 숫자가 나왔을 때, 제 예상이 얼마나 순진했는지 실감했습니다. 과연 이 통합,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요?

행정통합이라는 말의 무게, 제대로 짊어지고 있나요

행정통합(行政統合)이란 둘 이상의 행정구역을 하나의 조직 체계로 묶어 행정 효율을 높이고 주민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따로 놀던 살림살이를 한 지붕 아래로 합치는 것인데, 문제는 '지붕만 합쳤을 뿐 살림은 여전히 뿔뿔이 흩어져 있다'는 데 있습니다.

전남광주시는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일부 지역을 통합해 출범한 광역 행정체계입니다. 그런데 통합 이후에도 주요 청사가 광주, 무안, 순천 세 곳으로 분산되어 있다 보니, 공무원들은 회의 하나에 참석하려고 왕복 2시간 이상 도로 위에서 시간을 보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건 아니지만, 대형 프로젝트로 인해 여러 사무소를 오가며 일했던 경험상, 이동 자체가 업무가 되는 순간 실제 생산성은 절반 이하로 떨어집니다. 이동하면서 기력을 소진하고, 도착하면 이미 집중력이 흐트러진 상태가 되거든요.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통합 전에 각 지역 청사의 기능 배분과 업무 동선을 설계하는 기능재배치(機能再配置) 작업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졌을까요? 기능재배치란 통합된 조직 내에서 각 부서가 어떤 역할을 어느 거점에서 수행할지를 사전에 설계하는 과정으로, 통합의 실질적 완성도를 결정짓는 핵심 절차입니다. 이 작업이 부실했다면, 지금의 혼란은 예고된 결과였던 셈입니다.

청사 분산이 낳은 숫자들,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7월 1일 출범 이후 8월 21일까지, 약 52일 동안 청사 간 출장은 총 1608건에 달했습니다.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30건을 훌쩍 넘고,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는 하루 평균 40건 이상의 이동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출장비는 같은 기간 약 8200만 원이 지급됐는데, 이는 단순 교통비와 수당을 합산한 수치입니다.

이 숫자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출범 후 약 52일간 청사 간 출장 총 1608건 발생
  2. 하루 평균 40건 이상의 청사 간 이동 (경향신문 보도 기준)
  3. 출장비 총 약 8200만 원 지급 — 이 중 절반 이상이 전남 지역 청사에서 광주청사로의 이동에서 발생
  4. 일부 청사 간 왕복 이동 거리는 편도 1시간 이상, 왕복 2시간 이상 소요

단순히 세금이 아깝다는 감정적 반응만으로 볼 문제가 아닙니다. 이 출장 건수 뒤에는 실제로 자리를 비운 공무원 수만큼의 행정 공백(行政空白)이 존재합니다. 행정 공백이란 담당 직원이 자리를 비운 동안 민원 처리나 내부 결재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상태를 뜻합니다. 주민 입장에서는 민원을 넣었는데 담당자가 출장 중이라 처리가 밀리는 일이 반복될 수 있고, 이는 곧 행정 서비스 품질 저하로 직결됩니다.

이 정도 수치라면, 통합 초기의 혼란이라는 변명이 통할 수 있는 범위를 이미 넘어선 것 아닐까요? 저는 그렇게 봅니다.

업무효율을 갉아먹는 구조, 고칠 수 있을까요

공무원노조는 영상회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불필요한 이동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지적은 정확합니다. 원격협업(Remote Collaboration)이란 물리적으로 다른 공간에 있는 구성원들이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민간 기업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표준 업무 방식으로 자리 잡은 개념입니다.

실제로 제가 여러 기관에 걸친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느낀 점이 있습니다. 처음 한두 달은 "역시 대면이 낫다"는 관성 때문에 불필요한 이동이 잦았는데, 영상회의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하자 이동 시간이 줄어든 만큼 오히려 회의 집중도가 올라갔습니다. 이동 피로가 없으니 머리가 맑고, 회의 후 바로 업무에 들어갈 수 있었거든요. 이건 제 경험상 분명한 차이였습니다.

물론 통합 초기에 대면 소통이 필요한 순간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조직 문화를 맞추고 신뢰를 쌓는 과정에서 대면 접촉이 의미 있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서류 결재 하나, 보고 하나를 위해 편도 한 시간 이상을 달려야 하는 상황은 누가 봐도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전자결재(電子決裁) 시스템, 즉 종이 문서 없이 온라인으로 결재를 처리하는 디지털 행정 체계가 이미 갖춰져 있는데도 물리적 이동에 의존하는 관행이 남아 있다면, 그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운용 의지의 문제입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스마트 행정 역량을 평가하는 지표와 우수 사례는 행정안전부 공식 사이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미 전국의 여러 지자체가 원격 협업 체계를 구축해 비용과 이동 시간을 대폭 줄인 사례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전남광주시가 이를 참고하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탁상행정의 반복, 이번엔 달라질 수 있을까요

제가 이 문제를 보면서 가장 답답했던 부분은, 이런 혼란이 사실 예측 가능했다는 점입니다. 과거 여러 행정구역 통합 사례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청사를 어디에 둘 것인가를 둘러싼 정치적 줄다리기가 끝나고 나면, 결국 청사는 분산되고 그 불편함은 실무자들이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탁상행정(卓上行政)이란 현장의 실제 상황과 동떨어진 채 책상 앞에서 내려진 결정이 낳는 비효율적인 행정 관행을 뜻합니다. 이번 출장 문제는 탁상행정의 교과서적인 사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통합의 그림을 그린 사람들은 현장을 뛰어야 하는 공무원들의 하루 동선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그려봤을까요? 제 경험상, 위에서 그린 그림이 아름다울수록 현장에서 감당해야 할 무게는 무거워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 역시 그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아 솔직히 아쉽습니다.

지방자치 행정통합의 효과성에 관한 연구를 보면, 통합 이후 3년 이내에 실질적인 효율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오히려 통합 이전보다 행정 비용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관련 통계와 정책 분석은 국회입법조사처에서도 일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 구체적인 대책 없이 "초기 혼란"이라는 말로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은, 나중에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정말로 달라지려면, 출장 건수를 줄이는 단기 목표에 그치지 않고 각 청사의 역할을 명확히 나누고 이동 없이도 실질적인 협업이 가능한 구조를 설계하는 중장기 로드맵이 필요합니다. "조직 개편 이후 효율적인 방안을 찾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 아니라, 언제까지 무엇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놔야 할 때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남광주시 출장비 8200만 원은 어느 예산에서 나오는 건가요?

A. 공무원 출장비는 각 기관의 운영비 예산 항목에서 지출됩니다. 결국 주민들이 낸 지방세와 국가 교부금으로 충당되는 세금인 셈입니다. 통합 초기 혼란으로 볼 수도 있지만, 두 달도 안 되는 기간에 8200만 원이라면 연간으로 환산했을 때 결코 작지 않은 규모가 됩니다. 이 돈이 실제 주민 서비스에 쓰였다면 어땠을지 생각해보면, 아깝다는 말 외에 다른 표현을 찾기 어렵습니다.

Q. 영상회의를 도입하면 출장을 실질적으로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요?

A. 민간 기업 사례를 보면, 원격협업 시스템을 본격 도입한 이후 불필요한 이동성 출장이 40~60% 감소했다는 보고가 적지 않습니다. 물론 대면이 꼭 필요한 회의나 업무가 있으니 100% 대체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서류 전달, 단순 보고, 정례 회의 같은 경우는 이미 영상회의로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데, 아직 관행적으로 이동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핵심 문제 아닐까요?

Q. 청사 분산 배치는 왜 이렇게 결정된 건가요?

A. 행정통합 과정에서 청사 위치는 종종 행정 효율보다 지역 간 정치적 이해관계가 더 크게 작용합니다. 광주, 무안, 순천 각 지역이 주요 기능을 유치하려는 경쟁 구도 속에서 청사가 분산 배치되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 실무자의 이동 피로와 세금 낭비로 이어지는 구조인데, 이 패턴은 전남광주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행정통합 역사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문제이기도 합니다.

Q. 전남광주시는 앞으로 어떤 대책을 내놓을 예정인가요?

A. 현재까지 공식 발표된 내용은 "조직 개편 이후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구체적인 시점이나 방법론은 아직 제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원론적인 입장 표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언제까지 출장 건수를 얼마나 줄이겠다는 수치 목표와 실행 계획이 나와야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지 않을까요?

통합이라는 단어 자체는 분명 긍정적인 방향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통합의 성패는 출범 선언이 아니라 출범 이후의 실질적인 운영 방식에서 갈립니다. 지금 전남광주시에 필요한 것은 거창한 비전 발표가 아니라, 내일 당장 도로 위를 달려야 하는 공무원들의 이동을 하나라도 줄일 수 있는 실무적 해결책입니다. 이번 출장 문제를 계기로 원격협업 시스템 도입과 청사 기능 재배치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가 속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 참고: https://www.instagram.com/p/DdyNc7oz6Eb/?stkn=c2wyNjJ2cGh0dD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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