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 아파트 평균 월세 150만원 돌파, 서민 주거비 부담 '빨간불'
서울 강북 아파트 평균 월세 150만원 돌파, 서민 주거비 부담 '빨간불'
지난달 서울 강북 아파트 평균 월세가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150만원을 넘어섰습니다. 152만2000원이라는 숫자를 보고 저도 순간 눈을 의심했는데, 20년 전 서울에 처음 상경했을 때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뭔가 복잡한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그때도 집값은 비쌌지만,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입니다.
20년 전 상경 청년의 눈에 비친 강북 월세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처음 서울에 발을 들여놨을 때 집값이 이렇게까지 벽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지방 출신으로 막연히 '서울에 살면 뭔가 달라지겠지'라는 환상을 품고 상경했는데, 첫 번째로 마주친 현실이 바로 월셋집 구하기였습니다. 치안도 영 불안하고 집주인도 이상한 분이셨는데 그래도 그 집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 하나, 가격이었습니다.
그때도 강북과 강남을 나눠서 얘기하는 분위기는 있었습니다. 오히려 당시에는 두 지역의 격차가 지금보다 더 뚜렷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그 시절 저는 부동산에 관심도 없었고 돈도 없었으니 '강남은 부자들 동네, 강북은 서민 동네'로 단순하게 이해하고 말았습니다. 그게 당시 제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강북조차 평균 월세가 152만원입니다. 10년 전인 2016년 7월 강북 아파트 평균 월세가 78만원이었으니 딱 두 배 가까이 오른 겁니다. 일반적으로 월세는 완만하게 오른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서울 월세만큼은 그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150만원이 넘는 월세, 숫자보다 더 무서운 현실
월세 150만원이 크냐 작냐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평균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평균이 150만원이면 그보다 비싼 집은 훨씬 많다는 뜻이고, 나머지 집들도 결국 이 평균을 향해 끌려 올라가게 됩니다. 최고치가 오르면 전체 시장이 따라가는 것, 이건 제가 부동산을 공부하면서 처음으로 실감한 부분입니다.
임대차 시장에서 자주 나오는 개념 중 하나가 조세 전가(Tax Shifting)입니다. 조세 전가란 과세 부담이 납세 의무자에서 다른 경제 주체로 이동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집주인이 세금을 더 내게 되면 그 부담을 세입자 월세에 얹어서 떠넘기는 구조입니다. 이번에 발표된 세제개편안이 아직 시장에 다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월세가 이 정도라면, 앞으로의 상황이 더 걱정됩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주택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강북 아파트 평균 월세는 1년 새 11.3%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과 비교하면 월세가 얼마나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오르고 있는지 체감이 됩니다. 월세 152만원에 서울 아파트 관리비(전용 84㎡ 기준 약 31만원)와 공과금까지 더하면 주거 고정비만 매달 180만원이 훌쩍 넘습니다.
2인 가구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이 약 586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주거비 지출 비율이 30%를 넘는 셈입니다. 주거비 비율(Housing Cost Burden)이란 가구 소득 대비 주거 관련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하는데, 국제적으로는 이 비율이 30%를 넘으면 '주거비 과부담 가구'로 분류합니다. 지금 강북에서 아파트를 월세로 사는 평균적인 세입자는 이미 그 기준을 넘어섰다는 얘기입니다.
월세화의 흐름, 왜 이렇게 빠르게 퍼지고 있나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월세화(Rent Conversion) 현상이 눈에 띄게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월세화란 전세 중심이던 임대차 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을 뜻합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월세(보증부 월세 포함) 비중은 55.4%로, 1년 전 43.5%에서 약 12%포인트 급등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전세가 여전히 한국 임대차 시장의 주류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저도 이 수치를 보고 예상 밖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절반을 넘긴 겁니다. 불과 1년 사이에요. 이 변화가 단순히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냐 하면, 그렇게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구조적인 원인이 있습니다.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된 주요 원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전세 대출 규제 강화로 세입자의 전세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습니다. 대출 한도가 줄어드니 전세를 유지하기 힘든 세입자들이 월세로 밀려났습니다.
- 실거주 강화 기조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으로 집주인들이 임대 물건을 줄이거나 월세로 전환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 고금리 시기에 집주인 입장에서 목돈을 받는 전세보다 매달 현금이 들어오는 월세가 수익률 관리에 유리해졌습니다.
- 전세 사기 여파로 세입자 스스로 전세를 기피하는 심리도 적지 않게 작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세입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줄어든 상태에서 오른 가격을 감당해야 하는 구조가 됐습니다. "월급 받아 집주인 먹여 살리는 꼴"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닌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주거비 부담, 앞으로 더 심해질 가능성
이번 세제개편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조세 전가 효과가 더 광범위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7월 통계에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된 일부 가구에만 변화가 반영됐을 뿐, 아직 계약이 유지 중인 세입자들에게는 그 영향이 아직 미치지 않은 상태입니다. 계약 갱신 시점이 돌아오면서 월세가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강남 아파트 평균 월세는 지난달 84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강북과 강남 사이의 격차가 5배 이상이라는 점도 놀랍지만, 강북조차 150만원을 넘었다는 사실이 지금의 서민 주거 상황을 더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20년 전 상경했을 때의 저처럼, 지금도 서울로 올라오는 청년들이나 소득이 많지 않은 분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할 것 같습니다.
주거 안정성(Housing Stability)이란 단순히 지금 살 곳이 있다는 것을 넘어, 임의로 퇴거당하거나 급격한 비용 상승에 노출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지금 서울의 월세 시장은 그 안정성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정책이 계속 손질되고 있지만, 국토교통부의 발표들을 볼 때마다 정책 효과가 서민 주거비 완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체감은 솔직히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강북 아파트 월세 150만원은 어떤 평형대 기준인가요?
A.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52만2000원은 강북 지역 아파트 전체 임대차 계약을 평균 낸 수치입니다. 소형 평형부터 대형까지 모두 포함된 평균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전용 84㎡ 이상 중대형에서는 이보다 훨씬 높고, 소형은 다소 낮은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평균 자체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입니다.
Q. 월세화가 세입자에게 불리한 이유가 뭔가요?
A. 전세는 목돈을 맡기지만 매달 추가 지출이 없는 반면, 월세는 매달 현금이 빠져나가는 구조입니다. 월세 기간이 길어질수록 누적 지출이 커지고, 그 돈은 자산으로 남지 않습니다. 특히 소득 대비 월세 비율이 30%를 넘으면 저축이나 다른 지출을 압박하게 되고, 자산 형성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악순환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Q. 세제개편안이 월세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되나요?
A. 실거주 강화를 골자로 한 세제개편안은 임대 목적으로 집을 보유한 집주인에게 세금 부담을 높이는 방향입니다. 집주인이 세금 부담이 늘어나면 그 비용을 월세에 전가하는 조세 전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7월 통계에는 이 효과가 일부만 반영된 상태라, 앞으로 계약 갱신이 이루어지면서 월세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Q. 서울에서 월세 부담을 줄이려면 어떤 선택지가 있나요?
A. 현실적인 선택지는 크게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 인접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공공임대주택 청약을 노리거나, 주거급여 수급 자격을 확인하는 방법 정도입니다. 주거급여(Housing Benefit)란 저소득 가구의 월세 또는 임차료 일부를 국가가 지원하는 제도로, 소득 기준을 충족하면 신청이 가능합니다. 다만 공공임대 물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솔직히 지금 강북 월세 상황을 보면서, 20년 전 제가 울며 겨자 먹기로 들어갔던 그 허름한 월셋방이 오히려 선택지가 있었다는 점에서 지금보다 나았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지금 상경을 준비하는 청년이라면 서울 입성 전에 주거 계획을 아주 구체적으로 세우고, 주거급여나 청년 전용 공공임대 같은 제도적 지원을 먼저 꼼꼼히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부동산 또는 재무 조언이 아닙니다.
--- 참고: https://n.news.naver.com/article/021/0002812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