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이 좌파 영화에 수백억 원을? ‘암살자들의’ 수상한 투자 논란의 진실
국책은행이 좌파 영화에 수백억 원을? ‘암살자들의’ 수상한 투자 논란의 진실
솔직히 저는 국책은행이 영화에 직접 투자한다는 사실 자체를 이번에 처음 제대로 인식했습니다. 중소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이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린 영화 '암살자(들)'과 그 제작사에 수백억 원을 쏟아부었다는 소식을 접하고서야, 공적 자금이 이런 방식으로도 흘러갈 수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이게 단순한 투자 결정인지, 아니면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는지, 따져볼수록 의문이 커졌습니다.
공적자금이 영화판으로 흘러간 경위
제가 직접 겪어보니, 공공 기관의 자금 집행이라는 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 위에서 움직입니다. 예전에 지자체 주관 지원 사업 심사 과정을 옆에서 지켜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느낀 건 '절차'는 갖춰져 있어도 '의지'에 따라 방향이 달라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국책은행 투자 건도 그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보입니다.
이번에 확인된 투자 내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중소기업은행: 영화 '암살자(들)'에 직접 20억 원 투자
- 한국산업은행: 펀드 출자 방식으로 4억 원 투자
- 중소기업은행 참여 펀드: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에 142억 5천만 원 투자
- 산업은행 참여 펀드: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에 140억 원 투자
- 제작사 투자 합계: 두 은행 참여 펀드 통틀어 282억 5천만 원
여기서 짚어야 할 개념이 '정책금융(政策金融)'입니다. 정책금융이란 민간 금융 시장이 충족하기 어려운 공익적 목적을 위해 정부가 국책은행을 통해 공급하는 자금을 뜻합니다. 중소기업 육성, 산업 구조 고도화, 수출 지원처럼 국가 경제 전반에 기여하는 분야가 그 대상이 됩니다. 그런데 역사 왜곡 논란이 붙은 영화 한 편과 그 제작사에 이 자금이 수백억 원 단위로 흘러들어갔다는 사실은, 정책금융 본연의 취지와 얼마나 부합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불어 '펀드 출자(fund 出資)'라는 구조도 짚어야 합니다. 펀드 출자란 국책은행이 특정 투자 펀드에 자금을 넣고, 그 펀드가 개별 사업이나 기업에 재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이 구조는 은행이 직접 투자한 것처럼 보이지 않아서 책임 소재가 분산되고 추적이 어려워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번 산업은행의 4억 원 투자가 바로 이 방식이었습니다. 겉으로는 '펀드 운용사의 결정'이 되는 셈이지요.
코드인사와 투자 타이밍, 우연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
제가 이 사안에서 가장 불편하게 느낀 지점은 투자 금액보다 타이밍이었습니다. 장민영 기업은행장이 취임한 지 불과 6일 만에 해당 영화에 20억 원이 집행됐다는 사실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어떤 기관이든 새 수장이 취임하면 업무 파악에만 며칠이 걸리는 게 보통인데, 그 직후에 이런 규모의 투자가 즉시 실행됐다는 건 사전에 이미 그림이 그려져 있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또한 산업은행 박상진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중앙대 법학과 82학번 동기이자 고시반 동료로 알려져 있습니다. 산업은행장과 기업은행장 모두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이 인사 구조와 투자 결정 사이의 연결 고리는 그냥 지나치기 어렵습니다. 여기서 '낙하산 인사(낙하산 人事)'라는 표현이 다시 소환됩니다. 낙하산 인사란 업무 전문성보다 정치적 연줄이나 학연·지연을 기반으로 요직에 임명되는 관행을 가리킵니다. 이 관행이 자금 집행 방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공적 기관의 독립성은 사실상 형식에 불과해집니다.
비슷한 시기에 벌어진 다른 사건들과 비교하면 이 구도가 더 선명해집니다. 스타벅스 광고 논란에는 대통령이 직접 분노를 표출했고, 배재고 학생들의 사안에도 강경한 반응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국책은행이 수백억 원을 역사 왜곡 논란의 영화에 투자한 것에 대해서는 같은 수위의 반응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선택적 분노'의 구도를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공공 자금의 투명한 집행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은 감사원의 존재 이유가 바로 이런 순간을 위한 것입니다. 감사원은 국가 기관의 자금 운용이 법령과 원칙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지를 독립적으로 점검하는 헌법 기관입니다. 이번 사안이 감사원의 정식 감사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투명성 없는 공적자금, 국민이 요구할 권리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공공 기관이 예산을 집행할 때 '투명성'을 강조하는 건 구호처럼 쓰이지만, 실제 집행 내역은 일반 시민이 쉽게 추적하기 어렵도록 설계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 방식은 더욱 그렇습니다. 중간에 펀드 운용사가 끼어 있으면 최종 투자처가 어디인지, 누가 결정했는지 파악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수탁자 책임(受託者 責任, fiduciary duty)'이라는 개념이 중요합니다. 수탁자 책임이란 타인의 자산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자가 자신의 이익이 아닌 자산 소유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길 의무를 뜻합니다. 국책은행이 운용하는 자금은 사실상 국민의 자산입니다. 그 자산을 정치적 판단이나 코드에 따라 특정 콘텐츠에 투자한다면, 수탁자 책임 위반이라는 법적·윤리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자료에 따르면(출처: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국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금 집행의 투명성 문제는 매년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사안임에도 구조적 개선이 더딘 상황입니다. 이번 사안도 일회성 해프닝으로 처리되지 않으려면, 단순한 해명 자료 제출을 넘어 독립적인 외부 기관의 감사가 필요합니다.
또한 '이해충돌(利害衝突, conflict of interest)' 문제도 짚어야 합니다. 이해충돌이란 의사 결정권자가 사적인 이해관계로 인해 공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 것을 뜻합니다. 국책은행 수장을 임명한 대통령의 정치적 기조와, 해당 투자 결정의 방향이 일치하는 상황이라면, 이해충돌 방지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반드시 점검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국책은행이 영화에 투자하는 것이 원래 가능한 일인가요?
A. 국책은행이 문화콘텐츠 투자 펀드에 출자하거나 직접 투자하는 것이 법적으로 완전히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다만 그 투자가 정책금융의 취지에 부합하는지, 내부 심사 절차는 적법하게 거쳤는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이번 건처럼 논란이 된 영화에 취임 직후 수일 만에 거액이 집행됐다면, 정상적인 심사 절차를 밟았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합니다.
Q.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어떤 제작사인가요?
A.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영화 '암살자(들)'의 제작사로, 이번에 중소기업은행 참여 펀드와 산업은행 참여 펀드로부터 각각 142억 5천만 원, 140억 원을 투자받아 총 282억 5천만 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작사 단계에서 이 규모의 공적 계열 자금이 투입됐다는 사실 자체가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습니다.
Q. 산업은행 회장과 대통령의 관계가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나요?
A. 현재까지는 정황이지 직접적 증거가 확인된 단계는 아닙니다. 다만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과 중앙대 법학과 82학번 동기이자 고시반 동료인 점, 두 국책은행 수장 모두 대통령 임명직인 점, 취임 직후 투자가 빠르게 집행된 점 등이 맞물리면서 독립적인 감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Q. 이런 공적자금 집행에 문제가 있다면 어떤 절차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나요?
A. 국민 개인이 직접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 신고를 하거나, 해당 국책은행에 정보공개 청구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또한 국회의원을 통한 국정감사 자료 요청이나,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를 제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구조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결국 입법부와 감사 기관이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이 사안을 계속 지켜보면서 드는 생각은 하나입니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절차는 적법했다"는 답변이 반복되는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적자금이 어떤 기준과 과정을 거쳐 어디에 쓰이는지, 국민이 직접 확인하고 물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제도나 정보공개 청구 절차를 한번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작은 관심이 모여야 투명성이 높아집니다.
--- 참고: https://www.instagram.com/p/Dd5w6GESP2t/?stkn=MWg5cHM5amZ2aWFzYw%3D%3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