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건에서 261건으로 폭증한 '셀러 파이낸싱', 장점과 주의할 점은?

4건에서 261건으로 폭증한 '셀러 파이낸싱', 장점과 주의할 점은?

7월 21일 단 4건이었던 '집주인 대출' 매물이 9월 7일 기준 261건으로 약 65배 폭증했습니다.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저도 모르게 멈칫했습니다. 불과 몇 달 전 제가 집을 사면서 대출 규제 앞에 막혀 발을 동동 굴렀던 기억이 너무 생생했기 때문입니다.

은행 문턱에서 막혔던 그 날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요즘 은행 대출 심사는 생각보다 훨씬 촘촘했습니다. LTV(Loan To Value), 즉 주택담보대출비율은 담보로 잡히는 주택 가격 대비 최대로 빌릴 수 있는 금액의 비율을 말하는데, 이 한도가 조여들면서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찾고도 잔금을 도저히 맞출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DSR(Debt Service Ratio), 다시 말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연간 소득 대비 전체 대출 원리금 상환액의 비중을 나타내는 기준으로, 이 규제까지 겹치면서 은행 창구에서 돌아오는 대답은 번번이 "한도 초과"였습니다.

그때 느낀 건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일종의 무력감이었습니다. 소득도, 신용도도 문제가 없는데 규제의 벽에 가로막혀 계약을 포기해야 하나 진심으로 고민했으니까요. 마침내 잔금 일정을 하루하루 조율하면서 겨우겨우 계약을 마무리했지만, 그 과정에서 '이게 정상적인 시장인가' 하는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출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수도권 아파트 거래에서 잔금 대출 미확보로 인한 계약 해제 사례는 규제 강화 이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저만 겪은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셀러 파이낸싱이 수면 위로 올라온 이유

셀러 파이낸싱(Seller Financing)이란 집을 파는 매도인이 직접 매수인에게 매매대금 일부를 빌려주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은행 없이 집주인이 대출자 역할을 하는 구조입니다. 이 거래는 새로운 발명이 아닙니다. 고가 주택 시장에서 예전부터 조용히 쓰여 왔습니다. 그런데 이재명 부부가 성남 분당 아파트를 29억 원에 매도하면서 채권최고액 17억77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는 사실이 7월 20일 알려지자, 하루 만에 관련 매물이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근저당권(根抵當權)이란 담보로 잡은 부동산에 대해 채권자가 우선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일반적인 주택담보대출에서 은행이 설정하는 바로 그 권리입니다. 이번 사례에서는 매도인이 은행 역할을 해서 잔금을 받지 못한 만큼 해당 아파트에 근저당권을 걸어둔 셈입니다. 7월 21일 4건이던 관련 광고는 25일 46건, 30일 109건, 8월 7일에는 200건을 넘었고 이후 하루 250건 안팎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20억 원 이상 고가 주택이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범위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1. 20억 원 이상 고가 아파트: 초기부터 집중, 현재도 주류
  2. 10억~20억 원대: 현재 88건으로 급증, 수도권 중상급 단지 중심
  3. 5억 원 미만 중저가 주택: 7건 확인, 경기·인천까지 확산 진행 중
  4. 지역 범위: 서울 4개 구에서 서울 20개 구 + 경기·인천 18개 지역으로 확대

제가 당시 조금만 더 이 방식을 알고 있었다면, 매도인과 먼저 협상 테이블을 열어볼 수도 있었겠다 싶어서 솔직히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막상 당사자가 됐을 때 과연 용기 있게 제안할 수 있었을까, 그 부분은 자신이 없기도 합니다.

실리와 리스크 사이, 제도 보완이 시급한 이유

금전소비대차 계약(金錢消費貸借 契約)이란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당사자 간의 계약으로, 원금·이자·상환 시기를 명시하는 사적 계약입니다. 셀러 파이낸싱에서 매도인과 매수인이 체결하는 바로 이 계약이 거래의 핵심 골격이 됩니다. 은행 대출과 달리 LTV나 DSR 규제를 직접적으로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금융 규제의 사각지대를 파고드는 구조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매도인에게 유리한 방식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매도인 입장에서도 결코 안전한 거래가 아닙니다. 매수인이 잔금을 갚지 못하면 경매로 이어지고, 이자율이나 상환 조건을 제대로 설정하지 않으면 매도인에게 세무 문제가 고스란히 돌아올 수 있습니다. 분쟁이 생기면 법적 절차도 길고 복잡합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출처: 한국금융연구원) 사적 대출 거래가 늘어날수록 계약 분쟁과 담보 부실 위험이 함께 커지며, 특히 중저가 주택 매수인처럼 재무 여력이 취약한 계층에서 피해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5억 원 미만 주택에까지 셀러 파이낸싱이 번지고 있다는 점이 걱정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제도 장치 없이 이 방식이 확산되면, 언젠가 거대한 부실 폭탄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사태는 현행 금융 규제가 시장의 실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규제가 촘촘해질수록 시장은 그 틈새를 찾아 움직이고, 그 과정에서 정보와 자본이 부족한 실수요자가 가장 큰 리스크를 떠안게 됩니다. 셀러 파이낸싱 자체를 막기보다는 거래 조건 공시 의무화, 분쟁 중재 절차 마련, 세무 처리 가이드라인 정비 같은 제도적 보완이 시급해 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셀러 파이낸싱(집주인 대출)은 불법인가요?

A. 불법이 아닙니다. 민법상 금전소비대차 계약을 통해 매도인과 매수인이 자유롭게 약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자를 받을 경우 법정 최고금리(현행 연 20%) 이내여야 하고, 계약 내용과 세무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세금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계약 전 세무사나 법무사와 반드시 상담하는 것을 권합니다.

Q. 매수인 입장에서 셀러 파이낸싱의 가장 큰 위험은 무엇인가요?

A. 잔금을 제때 갚지 못했을 때 매도인이 근저당권을 실행해 경매에 넘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입니다. 은행 대출과 달리 유예나 구제 절차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상환 계획이 불확실하다면 섣불리 계약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이자율과 만기 조건을 계약서에 명확히 적는 것도 필수입니다.

Q. LTV, DSR 규제를 피할 수 있다면 셀러 파이낸싱이 대출보다 유리한 건가요?

A. 단순히 한도가 더 나온다는 점에서는 유리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은행 대출에는 없는 리스크, 즉 계약 분쟁, 세무 문제, 경매 위험이 사적 계약에는 고스란히 남습니다. 규제를 피했다고 해서 리스크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기적인 자금 해결에만 초점을 맞추면 나중에 더 큰 문제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Q. 집주인 대출 매물을 어떻게 찾을 수 있나요?

A. 부동산 플랫폼의 매매 광고에서 "잔금 유예", "매도인 대출", "근저당 설정 가능" 같은 문구가 포함된 매물을 찾으면 됩니다. 단, 광고에 구체적인 이자율이나 상환 조건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 반드시 직접 문의해서 계약 조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Q. 셀러 파이낸싱 거래 시 근저당권 설정 금액은 어떻게 정하나요?

A. 통상적으로 미지급 잔금의 110~120% 수준으로 채권최고액을 설정합니다. 채권최고액은 담보로 잡힌 부동산에서 최대 얼마까지 돌려받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상한선입니다. 이재명 부부 사례에서도 미지급 잔금보다 높은 금액으로 근저당이 설정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법무사와 함께 적정 금액을 설정하는 것이 양쪽 모두에게 안전합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대통령 자택 거래 한 건이 시장 전체에 새로운 거래 방식을 퍼뜨리는 촉매가 될 줄은 몰랐으니까요. 셀러 파이낸싱 자체가 나쁜 거래는 아닙니다. 하지만 정보 비대칭과 제도 공백 속에서 취약한 매수인들이 더 큰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당국의 면밀한 모니터링과 가이드라인 정비가 지금 당장 필요한 시점입니다. 거래를 고려하고 있다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한 뒤 계약서 한 줄 한 줄을 꼼꼼히 따져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법률 조언이 아닙니다. 실제 거래 전에는 반드시 세무사, 법무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 https://www.instagram.com/p/DdA-COsk7zZ/?stkn=MTZjOTIyN2VweXgwOQ%3D%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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